*
은호가 깨어나기 전 차영진과 관련한 뉴스가 나갔다.
성흔연쇄살인 사건의 8차 피해자 최수정의 절친한 친구였던
차영진이 범인 서상원을 마지막까지 쫓은 경찰이며,
경찰의 사명감이 아닌 개인적인 이유 때문인가 하는 의혹 보도
"네 계장님.."
"회사를 쑥대밭으로 만들어 놓고 기어코 내가 먼저 전화하게 만들어?"
"죄송해요. 은호가 깨어나서.."
"은호가 깨어났다고?"
"네 그런데.. 기억이 온전치 않아요. 사고 당시 포함해서 지난 한 달간요."
""대장.... 대장님은 내일 회사에서 뵐게요.
해명보다 더 중요한.. 일이 있어서요."
은호가 깨어났다는 소식에
병원으로 달려온 백상호를 발견한 차영진
차영진을 먼저 발견한 백상호는 여느 때처럼 장난스럽게 다가가
은호가 기억을 찾길 원하냐고 묻는다.
"대표님은 아니신가 보죠?"
"진실을 아는 게 중요할까요? 결과는 달라지는 것도 없는데.
커다란 고통을 감내할 만큼?"
"은호의 머리가..
스스로 은호의 마음을 보호하고 있어요. 고통과 위험에서.
기특하지 않습니까?"
"은호의 기억이 돌아오면.. 위험해진다는 뜻인가요?"
"에이이.. 내 말을 또 오해하셨네요."
"더 많이 기억할수록 잊고 싶었던 느낌들이 점점 커지고
또렷해질 수 있어요. 그리고 평생을 갈 겁니다."
"그건 깨지 않을 악몽 속에서 사는 것 같지 않을까요?"
*
은호는 엄마에게 자신이 왜 다쳤는지 묻지만
서영은 은호에게 아픈 기억을 알려주고 싶지 않다.
병실로 돌아온 차영진에게 은호는 자신에게 묻고 싶은 거 없냐고 묻고
영진은 니가 뭔가를 숨겨야 한다면 어디에 숨기겠냐고 묻는다.
은호는 그 물건이 뭐냐고 묻지만 아직 차영진도 그건 모른다.
"301호? 베란다나 서재?"
"주방도요.."
은호는 그 물건이 자신이 다친 것과 상관이 있는 거냐고 다시 묻지만
영진과 서영 모두 구체적인 얘기는 해주지 않자
은호가 소리를 지른다.
"10층 높이의 옥상에서 떨어졌어.
너는 완강기를 이용해서 내려가다 중간에 줄을 풀고 떨어졌어."
서영이 막아보지만 영진은 계속 얘기를 잇는다.
"여기까지 알아냈어. 나는 진상을 알아낼 때까지 멈추지 않을 거야.
하지만 실패할 수도 있어. 조각이 빈 채로 살아도 괜찮겠어?
알맹이 없이 살아가는 기분일 수도 있어."
자신과 비슷한 상황에 놓인 은호에게 쏟아내는 차영진을
서영이 병실 밖으로 끌어낸다.
"당신이 그렇게 살았다고 내 자식한테 그런 식으로 살라고 강요하지마."
"무슨 뜻이에요?"
"범인 잡고 나니까 한이 풀렸어?"
서영은 차영진의 뉴스를 봤고
차영진은 서상원을 잡고도 풀지 못한 의문과 감정이 떠오른다.
*
병실 안에서 영진과 서영의 대화를 들은 은호는
차영진이 결국 친구를 죽인 범인을 잡았음을 알게 된다.
그때 은호는 영진의 작은 방에서 본 것들이 떠오른다.
벽면 가득한 사건 관련 사진들 그리고
영진의 친구 수정이 사진과 빨간색 휴대폰 사진
*
은호의 병실 밖, 차영진이
황인범 계장님에게 전화를 걸까 주저하는 사이 먼저 전화가 걸려왔다.
다행히 아직 강력1팀 팀장이라는 얘기를 전해준다.
이재홍 순경은 믿고 따르던 차영진이
피해자와 친구였다는 걸 숨겼다는 사실에 화도 났지만,
영진에게 걸려온 전화를 받는다.
"늦게 받네. 어디야? 은호가 깨어났어. 와서 병실 지켜."
"팀장님 혹시 부탁... 하시는 건가요?"
"부탁? 정신 차려. 수사 지휘권자로서 지시하는 거야."
"네. 지금 들어가겠습니다."
"경호지원 요청했어. 도착할 때까지 부탁 좀 할게."
"부탁...아니라 그러셨으면서.."
"...도착할 때까지 잘 지켜.
은호 한달 동안의 기억이 없으니까 말조심하구.
부탁... 수고해."
영진은 팀원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드는지
부탁한다는 말이 앞선다.
은호를 부탁하고 나가다 다시 몸을 돌리는 차영진
"수정이 얘기 못한 거... 아니, 안 한 거 미안해.
근데, 내가 찾고 싶었어."
"그 마음은 이해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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