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텔 내부인 중에 범인이 있다면
왜 자기 근거지에서 범행을 저질렀을까
이선우는 숨기고 있는 게 있다면 이제 말해달라고 한다.
"이 사건의 시작은 은호가 습득한 3,000만원 때문이 아니에요.
은호가 장기호를 살렸기 때문이에요.
응급실 CCTV를 확인했어요. 장기호가 은호한테 뭔가를 건냈고,
은호가 그걸 가방에 넣었죠.
그 후에 은호 가방이 사라졌고, 은호가 추락했고, 보란듯이 은호 가방이 다시 나타났어요."
"장기호가 맡긴 물건이 필요해서 은호 가방을 훔쳐간 사람,
그 사람이 범인이에요.
범인은 은호를 헤치려던 게 목적이 아니에요."
"그럼 폐건물에서 호텔까지 이동을 한 건.."
"최대훈에게서 은호를 구한거에요.
은호는 장기호의 물건을 가지고 있는 가치 있는 존재니까.
그런데 최대훈 몸에 별다른 상처가 없었어요. 은호도, 최대훈도 저항을 하지 않고 따라간 거에요."
"대체 누구길래, 은호가 따라 나섰을까요?"
*
백상호도 폐건물에서의 상황을 곱씹는 중이다.
"거기서 나서지 말았어야 했어."
"그 상황에 내가 참았어야 했을까?"
*
은호는 민성이의 만나자는 말에 폐건물로 갔다.
하지만 민성이의 운전기사 최대훈만이 있었고
민성이의 약점에 대해 입 다물라며 폭행을 당했다.
은호의 뒤를 쫓던 백상호가
모습을 드러냈다.
"더 세게 눌러야지!!!"
"아이들은 눌러도 자라나는 존재니까.
애들은 말이야, 언젠가 반드시 어른이 돼. 죽지 않고 살아있으면."
"저 삼촌이랑 내 차에 가 있을래?"
백상호는 최대훈에게 선택권을 준다.
"하나, 세상의 방식으로 경찰을 부른다.
둘, 내 방식을 따른다."
최대훈은 민성이를 지키기 위해
은호가 느꼈을 공포를 고스란히 느끼게 해준다는 백상호의 방식을 따르기로 한다.
결국 최대훈 자신의 차 트렁크에 갇힌다.
백상호는 은호에게 엄마 걱정하시지 않게 상처 치료를 하고 집에 들어가라고 하고
은호는 순순히 백상호를 따라 밀레니엄 호텔로 간다.
*
"호텔 내부인이고.. 은호가 얼굴을 아는 사람이고..
그리고 장기호를... 알고 있는 사람.."
"백상호 대표네요."
"아니에요. 상호 형은 아닐거에요.. 상호 형 아니었으면
은호가 그렇게 수술을 빨리 받지 못했을 거에요. 그리고 VIP 병실도, 간병인도.."
"살려야 했겠죠. 중요한 정보를 알고 있으니까.
VIP 병실에 자신이 구한 간병인, 애 동태를 살피기에 딱이구요."
"그래요. 상호 형이 그랬다고 쳐요.
그럼 은호가 대체 왜 옥상에서 떨어지는 그런 극단적인 선택을 했냐구요."
"그걸 알아내려구요. 왜 은호가 그런 선택을 해야했는지."
은호가 호텔에서 스스로 뛰어내린 이유
범인의 범행동기
차영진은 강력1팀의 1조에게 전화를 건다.
"어디야?"
"이영식 병실입니다."
"둘 다 지금 바로 은호 병실로 가. 내가 갈 때까지 은호 옆에 붙어있어.
의료진, 은호 엄마 외에 병실에 들이지마. 간병인도 안 돼.
호텔에서 새로운 정황이 나왔어. 자세한 건 나중에."
"은호가 호텔에 도착하고 추락할 때까지 대략 1시간이 걸렸어요.
이전엔 범인들과 차에 있다가 옥상으로 이동했다고 생각했는데, 어쩌면..
백대표 방에 있었겠네요."
이선우는 백상호에게 전화해 그의 방에서 만날 약속을 잡는다.
백상호는 아무렇지 않은 척 1시간 뒤에 보자고 한다.
이선우는 백상호가 괴짜긴 하지만 아이들에게 해를 끼칠 사람이 아니라고 한다.
어렸을 때 보육원에서 자랐고 아이들도 잘 챙겼다며,
지금도 많은 아이들에게 의료 혜택을 주고 있다며.
"...서상원은요?
정체가 드러나기 전까지 아이들을 사랑하는 목자 아니었나요?"
"정의라는 저울은 백번 천번의 선행도, 한번의 악행으로 기울어지죠.
오해는 마세요. 백대표가 범인이라는 말은 아니에요."
*
자신을 의심하기 시작한 차영진이 피곤하지만 마음에 든다는 백상호는
은호를 살려서 옆에 두고 악이 타고나는 건지, 만들어지는 건지 보고 싶다는 가벼운 소리를 해댄다.
은호를 호텔로 데려와 상처를 치료해 준 백상호는
장기호 얘기를 꺼낸다.
"안 그래도 너 한번 보려고 했었거든. 니가 구한 사람이 내가 잘 아는 사람이더라구.
장기호라고. 그 형 나랑 같은 교회 다니거든."
"진짜요?"
은호는 백상호가 편해졌는지 자신의 얘기를 꺼낸다.
"저 어릴때요. 아무리 울고 소리쳐도 도와주는 사람이 없었어요.
그래서 어느 순간 포기했고, 그 날도 울지도 소리치지도 않았는데.
짠 하고 나타나서 구해준 사람이 있었어요."
"나처럼?"
"그날 밤은 푹 잤어요. 그리고 외롭지 않았어요."
"아.. 그 형이 너한테 뭘 맡겼다던데? 내가 그 형한테 전해줄까?"
"아니요.. 찾으러 온다고 하셨으니까. 기다릴게요."
백상호는 실망을 감추고 은호에게 선물을 주고 싶다며
자신의 서재로 가 책을 고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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