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호가 추락한 다음날부터
차영진은 은호의 사건 당일 행적을 쫓다가
최대훈의 사체를 발견했고
며칠 전 은호가 밀레니엄호텔에서 3000만원을 주운 것을 알아냈다. 그리고
은호가 노트에 날개가 6개 달린 천사 그림을 그린 것도
"그걸... 왜 그렸니 은호야.."
'넌 내가 무섭지 않아? 내가 너 찾아갈 수도 있는데.'
차영진은 또 19년 전 범인과의 통화 내용을 듣는다.
그리고 영진이 경감으로 승진한 날 저녁
은호와 밥을 먹고 돌아오던 길 집 앞
한켠에 서상원이 서있는 모습이 머리속에 스친다.
서상원이 은호를 알고 있었던걸까
*
오전에 은호의 친구 주동명을 함께 찾았던 이선우가 전화를 걸었다.
학교에서 만날 약속을 하고 병실을 나서는데
누군가 들어온다.
"안녕하세요. 간병인 김태형입니다."
"네 저는..."
"윗집 사시죠?"
"네.."
"광수대 형사님이시구요? 그리고.. 은호하고 친구시구요."
차영진이 설명하기도 전에 누군지 이미 알고 있다.
"은호 엄마가 그렇게 얘기했어요?"
"아뇨. 백상호 이사장님께 들었어요."
간병인의 뒤로 은호 가방 속에 있던 책이 보인다.
영진의 시선을 알고 김태형이 은호에게 읽어주고 있었다고 설명한다.
"애한테 읽어줘도 괜찮은 책이에요?"
"아마 은호는 거의 다 읽었을 거에요."
"하긴.. 열다섯이면 애도 아니죠."
"가볼게요."
다시 병실을 나서려다 몸을 돌리는 차영진
"은호 아직 애에요. 이제 열다섯밖에 안 된."
영진이 나가자
김태형은 은호의 침대 밑에 있는 녹음기를 확인하고
백상호에게 차영진이 이선우와 만나기로 한 것을 알린다.
*
장기호가 무릎까지 꿇고 한참이나 기도를 했다는 교회를 찾은 백상호
어린시절 자신의 모습을 떠올린다.
"구원은 니 스스로 구하는거야.
스스로를 구원한 후에, 그런 후에."
"단 하나만 저분께 구하면 되는거야.
용서."
*
오후에 동명이에게 들은 얘기를 전하는 차영진.
"전부터 은호하고 민성이 사이에 무슨 일이 있는 거 같아서 주시하고 있었대요.
무슨 일인지 물어도 은호는 대답을 안 해줬구요."
"그럼 설마.. 민성이가 운전기사까지 합세해서, 은호를 그렇게.."
"괴롭힌 쪽은 민성이가 아니라,
은호에요."
"괴롭힌게 민성이가 아니라 은호라면, 민성이하고 최대훈한테는
은호를 해코지할 동기가 생기는 거잖아요.."
"근데 최대훈은.. 은호를 왜 호텔로 데려간 걸까요?"
"어쩌면 은호가 당한 폭행과 추락은 별개의 사건일 수 있어요."
"굳이 여기까지 날 찾아와서 이런 얘기를 해주는 이유가 뭐에요?"
"은호가 괴롭히는데, 왜 민성이는 부모님이나 선생님한테 아무말 하지 않았을까요?
애초에 민성이가 은호한테 괴롭힘을 당할만한 앤가요?"
"민성이한테 약점이 있었을거에요. 은호만 알고있는."
"그러니까.. 나더러 그걸 알아보라는거죠?"
"은호한테 무슨 일이 있었던건지 알아야겠다고 하셨잖아요."
"먼저 일어날게요."
"차형사님, 지금.. 저한테 도움 요청하시는거죠?"
"아니요. 저는 경찰로서 민성이 비밀을 밝혀낼 겁니다.
이선생님은 교사로서.. 어떤 선택을 할 지 스스로 결정하세요."
*
우두커니 선 이선우를 뒤로 한 차영진
마침 던지기 용의자를 찾았다는 이순경의 전화를 받는다.
신원은 아직 밝히지 못했다.
"어디 가세요?"
"최대훈 집에."
"거긴 왜요?"
"하민성 물건으로 채워져있다는 방,
직접 봐야겠어."
*
같은 시간 밀레니엄호텔의 10층에 모인 네사람
백상호 호텔 대표 그리고 한생명재단의 이사장과
그를 돕는 배선아 총지배인, 고희동 보안실장, 오두석 비서
배선아가 백상호에게 사진을 건넨다.
"이쪽은 사려고 했던 놈, 이쪽은 팔려고 했던 놈."
"내가 아는 것들이야?"
"이쪽은 단골, 이쪽은 예전 직원?"
이들은 이미 던지기 용의자들의 신상까지 알았다.
배선아는 경찰이 찾는 애들이니 건드리지 말고 장기호 찾는데 집중하자고 하지만,
백상호는 그럴 마음이 없다.
*
차영진이 떠나고 혼자 남은 이선우는
오늘 동명이를 찾은 뒤에
매형 윤희섭 이사장을 찾아가 나눈 대화를 곱씹는다.
"형, 은호를 호텔로 데리고 간 범인이 있어! 그 범인이 하민성 운전기사야."
"민성이 잘못 되면, 재단에서 추진 중인 사업도 복잡해져."
"그게 무슨 말이야?"
"민성이 부모가 투자하기로 했어. 선우야, 신성재단의 종합대학 설립
장인어른 유지잖아. 너 가볍게 생각하면 안 돼."
이선우는 민성이의 약점을 나서서 찾아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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